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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10시께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랜드마크 거리.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 대로변 한복판에 대형 캐릭터 굿즈숍이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었다. 매장 내부는 개점을 준비하는 직원들로 분주했다. 오픈 시간 전부터 언제 문을 여느냐고 묻는 고객들 발걸음이 이어졌다.
개점 시간인 오전 11시가 되자 매장 앞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손님들로 약 20m 길이의 대기줄이 형성됐다. 친구, 연인과 방문한 고객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과 가족 단위 방문객들도 눈에 띄었다. 매장 안에는 각종 캐릭터 교사주5일제 인형이 진열돼 있었고 디즈니 애니메이션 음악까지 흘러나와 마치 테마파크에 온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곳은 중국 미니소가 국내에 세 번째로 문을 연 ‘미니소 강남점’이다.
중국계 생활용품점 미니소가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16년 첫 번째 국내 진출 당시 ‘중국판 다이소’, ‘다이소 짝퉁’이라는 오명을 얻은 채 사업 주식대출금리 을 철수했던 미니소가 글로벌 캐릭터 지식재산권(IP) 협업으로 2030세대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캐릭터 굿즈숍의 ‘성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굿즈부터 네컷사진까지…2030 겨냥



21일 서울 서초구에 문을 연 '미니소 강 지라 남점'에서 고객들이 쇼핑하고 있다./영상=박수림 기자


이날 미니소는 강남점 출점을 기념하는 오픈식 행사를 열고 새 매장을 공개했다. 올 초 두 번째로 한국 시장 문을 두드린 미니소가 대학로, 홍대에 이어 세 번째로 선보이는 매장이다.
해당 매장은 2층 규모로 구성됐으며 내부에는 8 한통화 단박대출 000여종의 상품이 촘촘하게 진열돼 있었다. 디즈니 캐릭터인 스티치와 주토피아를 비롯해 스누피, 파워퍼프걸 등 인기 캐릭터 상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수집욕을 자극하는 ‘랜덤 박스’ 제품들만 따로 모아둔 전용 구역도 마련돼 MZ(밀레니얼+Z)세대 고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날 스티치 랜덤박스를 구매한 김모 씨(28)는 “강남역에 미니소 신한은행 적금통장 가 생긴 줄 몰랐다. 지나가다 우연히 보고 들어왔는데, 스티치 캐릭터를 20년 넘게 좋아해온 덕후(마니아) 입장에선 정말 반갑다”며 “나만 알고 싶었던 캐릭터였는데 더 유명해지면 굿즈 경쟁이 치열해질까 걱정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21일 문을 연 '미니소 강남점' 매장에 설치된 네컷사진 포토부스에서 고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계단을 따라 올라간 2층에도 해리포터, 짱구, 바비 등 다양한 캐릭터 굿즈가 전시돼 있었다. 반려동물 용품을 한데 모은 ‘미니소 펫’(Miniso Pet) 구역도 운영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12개 국어 택스 리펀드 기기와 4개 국어 지원 키오스크도 마련됐다. 한쪽에는 2030세대 사이에서 필수 놀이 문화로 자리잡은 네컷사진 포토부스도 설치돼 체험 요소를 더했다.
 "‘짝퉁’ 이미지 벗겠다"



21일 문을 연 '미니소 강남점'에서 고객들이 쇼핑하고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국내 시장 재도전을 선언한 미니소의 목표는 ‘다이소 짝퉁’ 이미지에서 탈피하는 것이다. 미니소는 2016년 한국 시장에 진출했으나 다이소와 유사한 이름과 저가 판매 전략 등이 겹치면서 경쟁에서 밀려났다. 이후 코로나19 등 악재가 맞물리면서 사업은 고전을 면치 못했고 진출 5년 만에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재진출을 알리며 미니소가 내세운 전략은 ‘글로벌 캐릭터 IP와의 협업 확대’다. 심재영 미니소코리아 대표는 “다이소나 미국의 월마트처럼 저가 제품을 다루는 유통업체는 1990~2000년대 초반부터 이미 시장에 많이 포진돼 있었다”며 “미니소는 2010년대 초반에 설립된 만큼 이미 성숙된 시장에서 경쟁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경쟁사들이 안 하는 걸 해보자고 해서 시작한 게 캐릭터 협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서 첫 진출이 실패한 원인은 다이소와의 차별화에 실패한 것이다. 만약 우리가 이번에도 콘셉트를 바꾸지 않았으면 재진출하는 의미가 없었을 것”라며 “국내 저가 시장에서 다이소를 이기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생활용품 위주의 저가 판매 전략도 완전히 접었다. 실제 매장 내 생활용품은 각 층 일부 공간에만 전시돼 있을 뿐 그 외는 모두 캐릭터 굿즈로 채워져 있었다. 제품 가격도 1000원대부터 약 20만원대까지 다양했다. 



21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미니소 강남점' 오픈을 앞두고 매장 입구에서 손님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미니소는 기본 매장 외에 콘셉트에 따라 차별화된 테마와 상품을 선보이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미니소는 약 2~3년 전부터 ‘미니소 핑크’, ‘미니소 랜드’, ‘미니소 프렌즈‘ 등으로 구분해 매장을 운영 중이다. 미니소 핑크는 핑크톤의 매장 인테리어 제품군을 판매하고 있으며 미니소 랜드는 2~3층 규모 대형 매장을 의미한다. 이날 문을 연 강남점 간판에도 ‘미니소 프렌즈’(MINISO FRIENDS)라는 상호명이 크게 붙어 있었는데 이는 기본 매장보다 캐릭터 상품군에 주력한 콘셉트를 반영한 것이다.
소비자들은 캐릭터 IP를 앞세운 미니소의 전략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날 매장을 찾은 20대 조모 씨는 “온라인에서 오픈 소식을 접했는데 지나가다 매장 문이 열려있어 들렀다”면서 “캐릭터 상품 종류가 정말 다양해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앞으로도 자주 방문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미니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3월 오픈한 홍대점도 주말 하루 방문객이 4000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강남·홍대 등 핵심 상권에 인테리어 경쟁력 더해



21일 문을 연 '미니소 강남점'에서 고객들이 쇼핑하고 있다./사진=박수림 기자


미니소는 광고 등 마케팅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여 매장 인테리어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심 대표는 “마케팅 비용을 쓰는 대신 매장 인테리어에 더 많이 투자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며 “미니소는 광고를 따로 하지 않는다.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좋은 상권에서 인테리어를 잘 해서 고객들이 찾아오게끔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미니소는 국내 주요 상권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3호점이 위치한 서울 강남역 일대 역시 유동 인구가 많고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가 자주 찾는 국내 대표 상권 중 하나다. 기업 입장에서는 높은 임대료를 감수할 만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는 데 유리한 전략적 요충지로 여겨지기도 한다. 
심 대표는 “다음 주 현대 청주점몰 입점을 시작으로 대전 신세계몰 등 주요 쇼핑몰 위주로 출점을 이어갈 예정”이라며 “잠실점 오픈도 협의 중이며 수도권 외에 대전과 부산 지역에서도 입점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안에 성수, 명동 등 최소 8개 점포를 추가로 열 계획”라고 귀띔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