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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천에 사는 이모(69)씨는 8년째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나 장애인 등의 집을 방문해 하루에 3시간씩 돌보는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있다. 자녀들은 모두 취업해 독립했지만, 100만원도 안 되는 연금으로 노후를 보내기엔 부족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같이 일하는 보호사들을 보면 태반이 나 같은 60~70대”라며 “다들 기력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계속 일할 것이라고 한다”고 했다.
올해 2분기(4~6월) 65세 이상 고령자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이 직장을 다니거나 자영업을 하며 돈벌이를 하는 취업자 생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빠른 고령화에도 연금 수준이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 고려대 대학원 칠 정도로 턱없이 낮기 때문이다.



그래픽=박상훈


3일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올해 2분기 고용률은 40.8%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9년 3분기 이후 가장 높다. 1999년 30% 안팎이었던 이 무직자1000만원대출 비율은 작년 2분기 39.9%까지 올랐고 올 2분기에 처음으로 40%를 넘었다. 65세 이상 고용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3.6%)은 물론, 우리나라보다 17년 먼저 초고령 사회(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20% 이상)에 진입한 일본(25.3%)보다도 높다. 또 65세 이상 고용률은 2017년 4분기 이후 31분기 연속 증가해, 통계 집계 한화손해보험 이래 최장 기간 증가세를 보였다.
◇일터로 내몰린 고령층
이처럼 일하는 65세 이상이 불어난 것은 고령화와 의료 기술 발달에 따른 기대 수명 증가에도 연금 제도 미흡으로 생활비를 벌려는 고령층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2022년 조사 결과 국민연금이나 공무원 연금, 개인연금 등 하나 이상의 연금을 받는 818만 학국장학재단 전환대출 2000명의 월평균 연금 수급액은 65만원에 그쳤다. 같은 해 정부가 정한 1인 가구 최저 생계비(116만6887원)의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자녀에게 생활비를 받아 쓰는 문화가 점차 사라진 점도 고령층을 일터로 내몰았다. 통계청의 2023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생활비 마련 방법으로 ‘자녀·친척 지원’을 꼽은 경우는 전체 60세 실매물 이상 가운데 12%로 10년 전(28.8%)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초고령화 사회를 맞아 고령층이 생계비를 벌고 삶의 보람을 찾으려고 일자리에 뛰어드는 것 자체는 바람직한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지만, 실제로는 고용의 질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8월 통계청 조사에서 65세 임금 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율은 61.2%로 55세(32.6%)의 거의 두 배였다. 10인 미만 영세 사업체에서 일하는 비율도 65세는 49.4%로 절반에 육박했다. 상당수는 30~50대 시절 하던 일과 관련 없는 단순 노무직에 종사하고 있다.
◇청년·고령층 고용률 격차 역대 최저
이런 가운데 한창 사회생활을 시작할 나이인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내수 부진 장기화와 주력 산업인 제조업 위축 등 여파로 1년 넘게 감소세다. 올해 2분기 15~29세 고용률은 45.7%로 작년 2분기 대비 0.9%포인트 감소했다. 작년 2분기 이후 5분기 연속 감소해, 코로나 팬데믹 당시인 2020년 1분기~2021년 1분기(5분기 연속 감소) 이후 가장 긴 기간 고용률이 쪼그라들었다. 청년층 고용률은 감소하고 65세 이상 고용률은 증가하면서, 청년층과 65세 이상 고용률 격차는 올해 2분기 기준 4.9%포인트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올해 2분기 65세 이상 고용률은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인 2009년 청년층 고용률(40.6%)보다도 높다.



그래픽=박상훈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취업난과 고령층의 생계난에 걸맞은 맞춤형 일자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퇴직 후 재고용 제도 등을 적극 활용해 고령층은 그간 쌓아온 기술을 후배들에게 전수하는 데 주력하고, 청년들은 이 기술을 적극 수용해 빠르게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세대 통합형 일자리 모델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