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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오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캐나다로 출국하는 비행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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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3일 해외순방'

대통령이 3일짜리 해외순방을 가는데, 1박만 한다는 거 아닌가. 심상치 않았다. 그럼 나머지 1박은 호텔이 아닌 비행기 속에서 한다는 말. 이번 순방 쉽지 않겠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3일 전인 지난 16일 오후 4시 30분, 성남의 서울 등록금대출기간 공항을 이륙한 대통령 전용 '공군1호기'는 11시간을 논스톱으로 비행한 끝에 이튿날 새벽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캐나다 캘거리공항에 도착했다.
미리 잠을 좀 자두는 게 좋았겠지만, 비행기에서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지샜다. 평소 새벽 1시가 넘어야 잠이 드는 습관도 그렇지만 첫 순방 취재에서 오는 긴장감 때문에 잠이 오지 않았 다세대주택담보대출 다.
맨 앞자리라서 금방 친해진 승무원들이 내리는 나에게 "좋은 여행 되세요"라고 인사했다. 나는 "우린 이제부터 고생인 걸요"하고 내렸다. 실제 그랬다. 그 때부터 불과 2시간 후 이재명 대통령은 첫 일정인 남아공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들어갔다.
한국은 새벽 3시 30분 모두 잠든 시간이었지만, 캘거리는 오후 2시 30 신한캐피탈 분, 일하기 딱 좋은 시간이었다. 다행히 여행 전 우려한 것과는 달리 캘거리의 날씨는 선선하고 습기가 적어 쾌적했다.

공항 인근 호텔에 차려진 프레스센터에 도착한 기자들은 정상회담장에 가있는 풀기자(당번 기자)로부터 첫 소식이 들어오길 기다렸다. 그리고 예고된 첫날 일정은 남아공, 호주 등 초청국 정상 2명과의 회담과 개별주택가격열람 주지사, 총독과의 만찬 리셉션밖에 없으니 이후 좀 쉴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급거 귀국 소식이 들어오기 전에는.










▲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 한 호텔의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회담장 구경도 못해보고 호텔에만 머물다 가라고?

출발 전 동행 기자단에게 배포된 참고자료를 꼼꼼히 읽어본 타사 기자가 "이번에도 현장 구경은 해보지도 못하고 호텔에만 머물다 오겠네"라고 혀를 끌끌 찼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린가. '정상회의 현장에 가보지도 못한다고?' 말이 되나. 천신만고 끝에 당선된 새 정부 대통령의 첫 해외순방이기에 많은 언론사들이 비용을 내고 왔는데 회담장 근처에도 못 간다니.
실제 그랬다. 자료를 보니까, 한국 기자들이 있는 프레스센터에서 전 세계 기자들이 모여있는 국제미디어센터까지 가는데 차로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이 걸리고(147km), 거기서 카나나스키스의 정상회담장까지는 다시 1시간(8.5km)을 더 가야 했다.
위성락 안보실장이나 강유정 대변인이 한국 기자단에게 브리핑을 하기 위해서는 회담장에서 직선거리로도 2시간 가까이 걸려 와야 했고, 간혹 차가 밀려 늦어지고 있다고 기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회의장이 있는 카나나스키스란 곳이 도심에서 떨어진 휴양지여서 숙박시설이 많지 않은 데다가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불과 12일 만에 열리는지라 시간·인력 모두 부족해 회담장과 가까운 곳에 프레스센터를 마련하지 못했을 것이라 양해는 할 수 있다.
그래도 아쉬운 건 아쉬운 거다. 이번 기회에 호불호를 떠나 세계 정치 경제를 쥐었다폈다 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화난 건지 웃는 건지 표정이 알쏭달쏭한 이시바 일본 총리, 이재명 대통령처럼 검찰 등 기득권세력의 갖은 방해와 모략을 물리치고 정권을 되찾은 브라질 룰라 대통령, 그리고 최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온갖 굴욕을 당하면서도 당당하고 절제된 논리로 국익을 위해 맞섰던 남아공 라마포사 대통령 등의 얼굴이라도 한 번 보고싶다는 소박한 꿈은 접어야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른 국가 정상들이 회담장에서 대화 내지 협상하는 모습을 유튜브 제작에 활용할 수 있게 휴대폰으로라도 많이 찍어와 달라는 회사의 요청도 수행할 수가 없었다.










▲  이재명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5.6.18 [공동취재]


ⓒ 연합뉴스




"놀랍게도 대통령께서는 그런 피로를 호소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도 여러 번 언급했지만, 이번 회의 참가의 가장 큰 성과는 국제사회에 "계엄령에 휘청거렸던 대한민국이 민주 국가로 되돌아왔다"고 알린 것이다. 회원국이든 초청국이든 이 대통령을 만난 대부분의 정상들이 그 부분을 언급하더라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귀국해보니 이 대통령의 건강 체질에 놀라워하는 목소리가 많이 들린다. 순방에서 돌아온 당일 강 대변인도 "대통령실 참모진들은 거의 지금 코피 쏟고 사실 난리도 아니다"면서도 "좀 놀랍게도 대통령께서는 그런 피로를 호소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기내에서 직접 본 이 대통령의 모습도 사실 좀 놀라웠다. 참모들이든 기자들이든 며칠간 제대로 못 자 푸석푸석한 모습이었다면, 유일하게 이 대통령의 얼굴만 빛이 나고 활기를 띠었기 때문이다.
출국 때 이미 기자들을 만났기 때문에 귀국길에는 안 나오지 않을까 했지만, '역시' 이 대통령은 너무나도 밝은 표정으로 기자들 앞에 나타났고 너무나 즐겁게 질문에 대답했다. 정치인은 선거 때만 되면 아드레날린이 나온다더니, 이 대통령은 일을 열심히 하면 아드레날린이 샘솟는 스타일로 보였다.
지난 19, 20, 21대 대선 모두 이재명 캠프에서 일하다가 이번에 이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대통령실에서 근무하게 된 한 '어공(정무직 공무원)'은 순방중 기자에게 "'당선 확정' 자막을 보고는 오만 생각이 나 감격의 눈물을 참을 수 없더라"며 "솔직히 지금 며칠째 잠을 못 자 너무 너무 피곤하지만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그때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도 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 하지 않은 기분 아닐까?










▲  G7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공군1호기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기 위해 귀를 기울이고 있다.


ⓒ 김경년




대통령이 일을 많이 하다보니, 직원은 물론 기자들도 많이 힘들어졌다.

전 정권에서 일주일에 겨우 한두 번 하던 대변인 브리핑이 하루 서너 번으로 많아졌고, 대통령의 대외 활동은 웬만하면 기자들을 물리고 다 서면 브리핑하던 걸 이제는 웬만하면 서면 브리핑 대신 풀취재가 붙는다. 그만큼 공개되는 회의나 현장이 많아지다보니 기자들이 읽어야 할 자료도 많아졌다. 앞으로 브리핑룸에서 질문하는 기자들의 얼굴까지 공개되면 질문도 더 잘 준비해야 할 거다.
출범한 지 불과 2주일 남짓 지났지만, 모든 면에서 나라가 '정상화'되고 있다.
PS. 당초 한국시간으로 18일 밤 10시 귀국 예정이었던 공군1호기는 19일 새벽 1시에 도착했다. 결국 이번 순방은 1박 3일이 아니라 1박 4일 일정으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