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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봐도 제 정치색은 뚜렷해요. 근데 교회에선 정치 얘기 안 해요.”
부산에 거주하는 청년 고민혁(가명·28)씨는 지난 대선에서 보수 성향 후보를 지지했다. 그는 1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복지 확대보다는 재정 건전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진보 진영의 일부가 이대남(20대 남성)을 비하하는 분위기도 불편했다”고 말했다. 고씨는 “특히 청년부 리더로서 신앙보다 정치가 앞서 보일까 봐 더욱 조심스럽다”고 털어놨다.
고씨처럼 보수 성향을 보이는 20대 남성은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4월 발표한 ‘18~29세 남녀의 주관적 정치 성향’을 보면 남성 응답자의 41%는 보수 성향을, 여 대구신용보증 성의 32%는 진보 성향을 보였다. 중도 비율은 비슷했지만 성별 간 이념 분포의 양극화가 뚜렷했다.
백소영 강남대 기독교학과 교수는 20대 남성 보수화 현상을 “혐오가 아닌 자기방어”로 해석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여성은 광장에서 조직화된 반면 남성은 정치화 경험이 부족해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들을 이해하고 대화의 장으로 초대해 연체자신용불량자대출 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불과 몇 년 전까지 교회 안에서 떠올랐던 페미니즘 관련 문제 제기가 사라졌다는 것은 여성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아서가 아니라 교회를 대거 떠났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겉보기에 교회 안은 조용하다. 청년 사역자들은 “교회 안에서는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지 않는 청년이 많다”고 입을 모은다. 나도움 스탠드그라운드 우리 대표는 “현장에서는 논쟁의 소지가 있는 주제를 피하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침묵이 단순한 무관심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나 대표는 “말은 아끼지만 SNS에서는 강한 어조의 글을 올리는 이들도 있다”며 “겉으로 보이지 않을 뿐 갈등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갈등이 불거지기도 한다. 서울의 한 신 담보대출 학교에선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한 학생이 논란 끝에 휴학했고, 서울 노원구의 한 교회에선 청소년부 전도사가 과거에 올린 여성 혐오적 표현으로 사임했다.
정평진 브리지임팩트사역원 대표는 “청년들이 신앙 외 이슈에 대해 침묵하는 까닭은 의견을 밝히면 공동체 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교 유기농쌀 회가 안전하지 않은 공간처럼 느껴진다는 방증”이라며 “목회자들의 침묵이 공동체 보호를 위한 선택이지만 그 침묵이 왜곡된 담론을 키우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교회 공동체의 건강한 대화와 토론을 회복해야 한다는 요청도 나온다. 이상갑 청년사역연구소장은 “청년 공동체 내의 ‘위장된 평화’에 안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20년 전에는 청년부 안에서도 사회 이슈를 논의했지만 지금은 침묵이 미덕이 된 분위기”라며 “교회는 성경을 기반으로 좌우 모두를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며 지성적인 제자도를 회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년 간 갈등을 넘어서는 새로운 관계 회복의 가능성도 제시됐다. 윤영훈 성결대 교수는 “20대 남녀 모두 사회적으로는 약자”라며 “이들이 서로를 비난하기보다 연대할 수 있도록 교회가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교계 차원의 대응 움직임도 시작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정책연구소(소장 이국진 목사)는 다음 달 ‘청년층 이탈 방지 대책과 부흥 전략’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한다. 발제를 맡은 양현표 총신대 신학대학원 교수는 “신앙 외에는 담론을 나누기 어려운 교회의 폐쇄성이 청년 이탈의 주요 원인”이라며 “다른 생각을 선악으로 재단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학원복음화협의회 산하 캠퍼스청년연구소(소장 도기현 목사)도 오는 8월 ‘청년과 정치’를 주제로 신앙 공동체 내 건강한 대화 문화를 위한 포럼을 마련한다. 도 소장은 “정치 혐오나 침묵으로는 갈등을 해결할 수 없다”며 “청년부 안에서 신앙의 언어로 정치적 차이를 넘어설 수 있는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동준 이현성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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