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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의 핵 시설을 공격하는 방안을 승인,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에 미국이 참전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 약 1시간 30분 동안 미국이 직접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하는 방안을 보고받고 승인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어서 19일 이란 공격 여부를 2주 내에 결정하겠다고 했습니다. 최종 실행 명령만 남겨둔 겁니다.
이스라엘은 나탄즈, 이스파한의 핵 학자금대출 상환방법 시설에 이어 19일 이란의 아라크 중수로 핵 시설을 미사일로 공격했습니다. 미국의 묵인 속에 감행되고 있는 공습은 적성국의 핵 개발 초기 단계에서 과감한 결단을 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중동에서의 이 같은 사태 진전은 수천 km 떨어진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중동에서 벌어지는 상황 진전이 우리와 무관하다고 할 수 있 창업지원센터 을까요? 어느 순간 북한이 호전적으로 나온다면, 미국은 어떻게 대응할까요?
외교·안보 분야의 전문가들은 요즘 사석에서 이런 말들을 주고받습니다.
“1994년 북핵 위기 때, 아니면 최소한 2006년 북한이 핵실험을 하기 전에 미국이 결정적인 행동을 취했더라면 어땠을까?” “미 항공모함을 동해에 배치하고 확전 위험성을 각오 정부창업자금대출 하고 북한 핵 시설을 도려냈다면,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저는 과거나 지금도 북한 핵 시설에 대한 선제 타격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런 가능성을 완전히 없애서 협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중요한 레버리지를 포기하는 것에도 찬성하지 않습니다.
1994년 북핵 위기 때 영변 핵 시설을 마치 외과 수술하듯 종양을 도 하나은행 전세자금대출 금리 려내는 쪽집게 공격(surgical strike)이 미국에서 거론됐습니다. 당시 클린턴 미 대통령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위치에 있었던 윌리엄 페리 당시 미 국방장관은 당시의 상황에 대해 비교적 상세하게 자신의 회고록에 남겼습니다.



윌리엄 페리 전 미 국방장관의 채무조정기관 회고록 My Journey at the Nuclear Brink. 한국에서는 '핵 벼랑을 걷다'라는 제목으로 창비가 번역 출간했다.


1994년, 영변 타격 직전까지 간 미국
페리는 지난 2015년 ‘My Journey at the nuclear brink(한국에는 ‘핵 벼랑을 걷다’로 창비에서 번역 출간)’를 출간했습니다. 전 세계 핵 문제와 관련한 자신의 일생을 돌아보면서 북핵 위기를 다뤘는데, 1994년 북핵 위기로부터 21년 후에 나온 탓에 외교·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비교적 덜 알려져 있습니다.
페리는 북핵 문제가 터져 나오던 1994년 2월 국방부 장관으로 취임했습니다. 페리는 그의 책에서 “시간이 인간을 기다려주지 않듯이, 군사 안보 위기는 국방장관을 기다려주는 법이 없다.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아우성을 친다”며 “(1994년) 북한의 위험천만한 핵 위기는 국방장관이라는 새로운 위치에 제대로 자리를 잡기도 전에 벌어졌다”고 했습니다. “장관이 된 지 몇 달 안 된 내가 직면한 상황은 북한이 핵무장을 하도록 내버려두거나 한국전쟁이 다시 발발할 위기를 감수하거나 하는 끔찍한 양자택일을 앞에 둔 것처럼 보였다”고 했습니다.
페리는 북핵 문제가 심각해 직접 현지를 시찰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1994년 4월 한국과 일본을 긴급 방문했습니다. 이런 그를 게리 럭 주한미군사령관은 비무장지대(DMZ)로 데려갔습니다. 럭 사령관은 휴전선 인근의 주한미군 병력을 보여주면서 어떤 준비도 돼 있다고 말합니다.



1994년 북핵 위기 당시 윌리엄 페리 미 국방장관이 긴급 방한했다. 페리 장관은 게리 럭 주한미사령관과 함께 비무장지대(DMZ) 일대를 돌아보며 영변 핵 시설 선제 타격은 물론 유사시 전면전을 벌여 한미연합군이 북한을 수복하는 작전 계획 5027을 검토했다./조선일보 4월 22일자 3면


DMZ 데려간 게리 럭 주한미군 사령관
그러면서 게리 럭 사령관은 이같이 제언합니다. 2만명의 병력과 아파치 헬기, 패트리어트 방공부대가 추가 지원되면 한국 측의 민간인 피해를 훨씬 줄이면서 북한의 공격을 막을 수 있다며 병력 지원을 요청합니다. ‘2만명의 병력과 아파치 헬기’ 등 당시 요청 사항을 구체적으로 밝혀 놓은 것이 눈에 띕니다.
북한은 5월이 되자 IAEA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서 원자로에서 사용후 핵 연료봉을 빼내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하기 직전의 단계로 위기가 심각해지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그러자 페리는 쪽집게 선제 타격 계획 수립을 지시합니다. 그는 이를 하버드대 케네디 행정대학원 교수 출신의 애쉬턴 카터 국제안보 담당 차관보에게 맡겼습니다. 페리와 카터는 핵 위험을 줄이기 위해 만든 ‘넌-루가 프로그램’을 시행할 때 친밀한 관계가 돼 당시 국방장관과 차관보로 호흡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페리가 국방장관을 마친 후, 각자의 학문적 본거지인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가 협력해서 Preventive Defence Project(예방적 방어 정책)를 공동 추진할 정도로 긴밀한 관계였습니다.
페리는 카터가 대북 선제 타격 계획을 입안 후, 브리핑할 때의 상황을 이렇게 묘사해 놓았습니다. “카터 차관보가 내 회의실 탁자에 둘러앉은 몇 명에게 그 작전을 설명했을 때의 팽팽한 긴장감, 그 결정을 둘러싼 긴장감이 지금도 생생하다.“
이어서 페리는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이에 관여하게 될 미국 군 지휘관 회의를 미 합동사령부의 안전 시설에서 개최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게리 럭 주한미군사령관, 태평양사령관(현 인도태평양 사령관)뿐만 아니라 페르시아만을 책임지는 미군 사령관, 그리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인력과 물자를 한국으로 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송사령관도 참석했습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을 틈타서 다른 지역에서도 전쟁이 발생할 경우에도 대비했던 것인데, 이런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저는 페리가 국방장관에서 물러난 후,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만난 적이 있습니다. 페리는 현직에서 물러난 후, ‘페리 프로세스’로 불리는 한미일 3국의 북핵 문제 해결 로드맵을 만들어 활동했습니다. 그는 조선일보가 주최한 아시안리더십컨퍼런스(ALC)에도 참석했는데, 국방장관일 때 입안한 북폭 계획에 대해서는 여간해서는 잘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회고록에 상세하게 밝혀 놓아 당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북폭 계획 입안한 카터 인터뷰



1994년 북핵 위기 당시 북한 영변 핵시설에 대한 쪽집게 선제 타격을 만든 애쉬턴 카터 전 미국 국방차관보 인터뷰. 조선일보 2003년 5월 1일자 5면에 게재됐는데, 한국 언론과 첫 인터뷰였다.


저는 2002년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 석사과정에 유학하면서 학교로 복귀해 있던 카터 전 차관보를 만났습니다. 카터는 저의 지도교수로 2002년 한국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를 담당했던 저의 경력을 특이하게 여겼습니다. 북한을 적대시하는 부시 정권과 반미(反美)를 앞세운 노무현 정권에 대해 자주 토론하면서 비교적 가까운 사이가 됐습니다.
카터의 Controlling weapons of mass destruction(대량살상무기 통제)을 수강하고, 그를 자주 만나면서 1994년 북폭 계획 입안 책임자를 한국 기자로서는 처음으로 인터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3년 4월 23일부터 25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국·북한·중국 간 3자 회담을 전후해 카터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카터는 저의 제의를 즉각 받아들였습니다.
카터와의 인터뷰는 두 차례에 걸쳐서 공개할 수 있는 ‘온 더 레코드’와 공개할 수 없는 ‘오프 더 레코드’로 나눠서 진행됐습니다. ‘온 더 레코드’ 인터뷰 중에서 가장 놀랐던 것은 그가 “부시 행정부는 북핵 위기를 풀기 위한 회담이 실패할 경우, 영변 핵 시설에 대한 선제공격(preemptive strike)을 고려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한 것입니다.
당시 부시 행정부의 선제 공격 가능성도 일각에서 거론되기는 했지만, 대북 선제 공격론을 입안했던 당사자가 이렇게 명확하게 말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더욱이 그는 민주당 정부에서 2004년 대선에서 정권을 탈환하면 국방부 또는 국무부의 요직에 기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기에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실제로 카터는 2009년 오바마 정부가 출범 후, 부장관을 거쳐서 2015년 2월 국방장관에 취임합니다.)
카터는 “북한이 계속 핵 프로그램을 추진, 미국으로 하여금 어떤 선택을 하게 한다면, 그것은 선제 공격 하나뿐”이라고도 했습니다. 당시 저는 연수생 신분이었지만, 인터뷰를 마치고 서울의 편집국에 즉각 연락했습니다. 부시가 영변 핵시설 공격도 고려할 것이라는 내용을 맨 위로 올려서 기사를 송고했습니다.
당시 인터뷰의 핵심적인 내용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94년 영변 선제공격 계획을 만든 이유는?
“우리는 당시 북한이 핵 개발을 멈추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실행됐을 경우, 핵시설을 완벽하게 파괴했을 것이다.”
―당시 한국 정부는 영변 공격 계획이 협의되지 않은 데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미국의 모든 한반도 정책은 양국 협의의 결과다. (예를 들어) 김대중 대통령 당시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 후) 우리는 북한과의 협상이 실패할 경우 매우 강경한 조치(forceful measure)를 취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고, 김 대통령도 동의했던 적이 있다. ”
―강경한 조치란 무엇을 말하는가?
“영변에 대한 선제 공격이 포함돼 있다. ”
―한국 국민은 미국의 선제공격 안에 대해 불안해한다. 북한의 보복으로 제2의 한국전쟁이 될 것으로 보는데.
“그런 이유 때문에 미국은 동맹국인 한국과 의견을 교환하지 않은 정책은 함부로 쓰지 말아야 한다. 미국이 폭격을 할 경우 북한은 전쟁을 하는 것이 나은지, 단지 핵 시설 파괴로 그치는 것이 나은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카터의 이 같은 입장은 찬반 여부를 떠나서 미국의 속내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1994년 그가 만든 북한에 대한 선제 공격 카드는 폐기되지 않은 채 비공개 도상(圖上) 연습을 거치며 발전하고 있을 겁니다.
<다음 주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