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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일을 하는 그들의 혼이 작은 예술과 사랑과 아름다움을 알았다. 그렇다, 우리가 싸우는 것은 빵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장미를 위해서도 싸운다." -제임스 오펜하임의 시 '빵과 장미' 중
2025년 3.8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우리는 성별 임금 차이 없는 평등 일터, 비정규직 차별 없는 평등 일터, 성폭력 없는 안전한 일터를 위해 한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 113년 전 미국 메사추세츠 주 로렌스지방의 섬유산업 여성 노동자들이 생존과 존엄을 지키기 위해 투쟁한 것처럼.
공공운수노조는 <평등으로 다시 만난 세계: 차별에 저항하는 여성노동자의 목소리> 기획연재를 통해 성차별적인 복무규율(메이크업, 유니폼, 구두 등)을 비롯해 여성 노동자의 국민주택기금대출 건강권 문제, 초단시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요구, 남초 사업장에서 활동하는 여성 노동자페미니스트의 목소리를 전달할 예정이다. 탄핵 정국에서 광장으로 나온 여성 노동자들의 연대와 저항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기자말>
[유재현]
노동에 앞서 꾸밈이 강요되는 우리의 일
안녕하세요. 저는 아시아나항 매매잔금대출 공의 캐빈승무원입니다. 올해는 제가 입사한 지 20년이 되는 해랍니다. 그저 승무원이 되고 싶어서 입사하고 20년 만에 이런 글을 쓰게 되니 겸연쩍습니다. 하지만 부족한 제 글이 우리 승무원들에게 운동화를 가져다준다면 꽤나 보람 있겠다 싶습니다.
유니폼을 입은 우리가 운동화를 신고 일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사실 경직된 항공업계에서는 꿈같은 자연산대하 이야기입니다. 항공업계는 일반적으로 알고 계신 것처럼 굉장히 보수적인 집단입니다. 노동에 앞서 꾸밈이 강요되는 대표적인 업종이 바로 우리 항공 승무직이지요.
입사 후 승무원들은 화장과 머리 손질, 워킹 등의 수업을 받습니다. 직무교육의 내용이 이러합니다. 이제 어떠한 분위기인지 아시려나요? 물론 제가 입사했던 2006년과 지금은 분위기가 간편대출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젤네일을 하고 비행할 수 있고, 바지 유니폼도 생겼지요.
그런데 신발은 성역과도 같은 것인가 봐요. 구두라는 대전제는 피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좀 나아져서, 공항 이동 시에 필수였던 7cm 하이힐을 신는 것은 개인의 선택으로 변경되었습니다. 하지만 기내화라고 부르는 구두는 필수 착용입니다. 그런데 전혀 노동부취업알선 편하지 않아요. 그리고 안타깝게도 회사에서 지급하는 불편한 기내화만을 사용할 수 있지요. 그럼 이쯤에서 저에게 있었던 일을 말씀드려볼까 싶습니다.
기내에서 인대가 파열된 이유
▲ 장시간 서서 일하는 승무원에게는 편안한 신발이 필수적이지만, 딱딱한 구두 착용을 강요당한다.
ⓒ 공공운수노조
작년 여름입니다. 방콕행 비행기의 비즈니스 클래스에서 만석의 손님을 모시고 열심히 근무 중이었습니다. 근래에는 비행기가 참 많이도 흔들립니다. 그날도 흔들렸어요. 그런데 경미한 흔들림이었습니다. 정말 경미한 그런 흔들림요. 문제는 제가 손님께 드릴 한식을 들고 있던 거죠.
비행기는 살짝 흔들리고, 전 한식 영양쌈밥을 서비스하기 위해 양손에 들고 있었습니다. 작은 흔들림에도 액체류는 영향을 받으니, 제 소중한 영양쌈밥의 국이 흘러넘치려고 했어요. 국이 흘러넘치면 저는 그 식사를 손님께 제공할 수 없어요. 이미 한식이 부족해 많은 손님께 양해를 구한 상황인데, 전 비즈니스클래스 서비스 책임자로서 그 한식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쌈밥 하나를 못 잃어요. 그래서 제 몸의 중심을 잡기 위해 오른 다리를 뻗었지요. 보폭을 넓혀서 중심을 잡고 싶었어요. 결과는 어찌 됐을까요?
저는 오른 발목 인대파열로 12주를 쉬어야 했습니다. 그 기간에 6주 이상 깁스를 해야만 했어요. 그런데 그날은 정말 작은 흔들림이었어요. 그리고 저는 활동성을 위해 바지 유니폼을 착용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왜 저는 그렇게까지 다쳤을까요?
발목이 90도로 꺾이다
제 생각에는 신발 때문입니다. 저희는 승무원들이 통칭하여 기내화라고 부르는 구두를 신고 업무를 합니다. 기내화는 둥근 코의 굽이 낮은 구두입니다. 개인에 맞게 발볼이 조절되거나, 발을 잡아주거나 하는 기능은 전혀 없지요. 그저 지급품으로 만들어진 딱딱한 가죽으로 된 구두요. 그날도 저는 기내화를 신고 있었고, 몸의 중심을 잡기 위해 오른 다리를 뻗었답니다. 그리고 제 발은, 하필 서비스를 위해 준비해 둔 용품의 작은 바퀴를 밟았고, 그대로 발목이 90도로 꺾였어요.
항공기의 주방에서 일하던 제 후배님은 그 광경을 보고 놀라 소리를 질렀지요. 그 분은 제 발목이 부러졌다고 생각했어요. 그 정도로 발목이 꺾였었나 봅니다. 전 그저 통증만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골절은 아니었고 인대파열이었네요.
네, 저희는 기내화를 신고 일해요. 하늘을 날아가는 항공기의 특성상, 저희의 근무 환경은 진동과 흔들림을 필수적으로 동반하지요. 그런 환경에서 승무원들은 적게는 몇 천 보 많게는 이만 보 이상 열심히 걸어 다니며 안전 업무와 서비스를 함께 수행하고 있어요. 항공기의 난기류는 점점 더 심해져 가는데, 아직 이것에 대한 대책은 없는 상태랍니다. 우리는 그저 낮은 굽의 구두를 신고 열심히 기내에서 일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면 안타깝게도 저처럼 기내 재해로 뜻밖의 큰 부상을 입는 분들이 왕왕 생겨나고 있어요. 혹은 발의 누적된 피로로 인해 발건강을 잃는 분들도 많지요.
저는 그냥 한번 생각해 봅니다. 그날 방콕 비행에서 제가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면? 그 작은 바퀴 때문에 인대가 파열되는 결과를 맞이했을까요? 제 신발이 발과 발목을 잡아주는 운동화였다면 어땠을까요. 저는 정말 인대파열까지 되지는 않았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큰일 날 뻔했다. 다리 삐끗했잖아. 조심해야지'하고 얼음찜질하고 마무리됐을 것 같아요. 제게 발을 제대로 잡아주는 신발만 있었다면요.
▲ 위에서 봐도, 옆에서 봐도 불편해 보이는 현재 승무원들이 신는 기내화
ⓒ 공공운수노조
'승객 비상 탈출', 가장 중요한 우리의 업무를 잘 해내기 위해
승무원들은 참 많이 걷습니다. 기내를 끝없이 오가며 해야 하는 업무니까요. 그래서 다들 만 보 정도는 거뜬해요. 그만큼 다리를, 발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입니다. 그러다 보니 보통 비행 업무가 종료되면, 호텔 방에서 피로를 풀기 위한 개개인의 루틴이 있어요. 근래에는 보라색의 종아리 마사지기를 대부분 사서 비행에 가지고 다니는 것이 추세입니다. 꽤나 무겁고 부피가 크지만 두고 다닐 수는 없어요. 자다가 다리에 쥐가 나거든요. 그러면 이제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지상에서보다 안정성이 떨어지고 근무 강도도 심한데, 왜 항공기 승무원들은 편한 신발을 신을 수 없을까요? 많은 승무원들이 장시간 구두를 신고 일하며 족저근막염, 무지외반증, 하지정맥류와 같은 질환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승무직은 항공법에 의해 관리되는 노동자이기 때문에 한 번에 22시간까지 연속 근무가 가능합니다. 생각해 보세요. 근로기준법상 정해진 1일 노동시간이 8시간인데, 항공업이기 때문에 승무원은 22시간까지 연속 근무가 가능합니다. 그리고 그 시간 내내 구두를 신고 있어야 합니다.
승무원 업무의 최우선 순위는 바로 '승객 비상 탈출'입니다. 그리고 안전 및 보안 업무입니다. 그렇다면 이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승무원들이 편안한 신발을 신을 가치가 충분히 있지 않을까요?
업무강도가 높고, 기내환경이 열악하고, 승무원의 건강권이 지켜져야 하고, 이런 이유들을 다 떠나서라도 저는 업무의 최우선 순위가 '승객 비상 탈출'이기 때문에 승무원이 운동화를 신을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불편한 신발로 인해 근무하다가 다친 승무원이 원활하게 탈출 업무를 지원할 수 있을까요? 작은 흔들림에도 내 안전과 업무에 영향을 미치는 신발을 신고 근무하는 게 맞을까요? 언제까지 항공 승무직 노동자들은 그저 정형화된 기준에 맞춘 차림새를 고수해야만 하는 걸까요. 항공 여행은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정시에 도착하는 것이 최고의 가치입니다. 그렇다면 그 가치를 위해 승무직 노동자들이 편안한 신발을 신는 것은 어떨까요?
흔히 발이 편해야 건강이 보인다고 하죠. 이제는 건강한 승무직 노동자를 위한 한걸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첫걸음으로 승무직 노동자들에게 운동화를 허용해 주세요. 저도 20년간 신어 온 구두 말고 운동화 신고 일해보고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2025년 3.8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우리는 성별 임금 차이 없는 평등 일터, 비정규직 차별 없는 평등 일터, 성폭력 없는 안전한 일터를 위해 한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 113년 전 미국 메사추세츠 주 로렌스지방의 섬유산업 여성 노동자들이 생존과 존엄을 지키기 위해 투쟁한 것처럼.
공공운수노조는 <평등으로 다시 만난 세계: 차별에 저항하는 여성노동자의 목소리> 기획연재를 통해 성차별적인 복무규율(메이크업, 유니폼, 구두 등)을 비롯해 여성 노동자의 국민주택기금대출 건강권 문제, 초단시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요구, 남초 사업장에서 활동하는 여성 노동자페미니스트의 목소리를 전달할 예정이다. 탄핵 정국에서 광장으로 나온 여성 노동자들의 연대와 저항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기자말>
[유재현]
노동에 앞서 꾸밈이 강요되는 우리의 일
안녕하세요. 저는 아시아나항 매매잔금대출 공의 캐빈승무원입니다. 올해는 제가 입사한 지 20년이 되는 해랍니다. 그저 승무원이 되고 싶어서 입사하고 20년 만에 이런 글을 쓰게 되니 겸연쩍습니다. 하지만 부족한 제 글이 우리 승무원들에게 운동화를 가져다준다면 꽤나 보람 있겠다 싶습니다.
유니폼을 입은 우리가 운동화를 신고 일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사실 경직된 항공업계에서는 꿈같은 자연산대하 이야기입니다. 항공업계는 일반적으로 알고 계신 것처럼 굉장히 보수적인 집단입니다. 노동에 앞서 꾸밈이 강요되는 대표적인 업종이 바로 우리 항공 승무직이지요.
입사 후 승무원들은 화장과 머리 손질, 워킹 등의 수업을 받습니다. 직무교육의 내용이 이러합니다. 이제 어떠한 분위기인지 아시려나요? 물론 제가 입사했던 2006년과 지금은 분위기가 간편대출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젤네일을 하고 비행할 수 있고, 바지 유니폼도 생겼지요.
그런데 신발은 성역과도 같은 것인가 봐요. 구두라는 대전제는 피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좀 나아져서, 공항 이동 시에 필수였던 7cm 하이힐을 신는 것은 개인의 선택으로 변경되었습니다. 하지만 기내화라고 부르는 구두는 필수 착용입니다. 그런데 전혀 노동부취업알선 편하지 않아요. 그리고 안타깝게도 회사에서 지급하는 불편한 기내화만을 사용할 수 있지요. 그럼 이쯤에서 저에게 있었던 일을 말씀드려볼까 싶습니다.
기내에서 인대가 파열된 이유
▲ 장시간 서서 일하는 승무원에게는 편안한 신발이 필수적이지만, 딱딱한 구두 착용을 강요당한다.
ⓒ 공공운수노조
작년 여름입니다. 방콕행 비행기의 비즈니스 클래스에서 만석의 손님을 모시고 열심히 근무 중이었습니다. 근래에는 비행기가 참 많이도 흔들립니다. 그날도 흔들렸어요. 그런데 경미한 흔들림이었습니다. 정말 경미한 그런 흔들림요. 문제는 제가 손님께 드릴 한식을 들고 있던 거죠.
비행기는 살짝 흔들리고, 전 한식 영양쌈밥을 서비스하기 위해 양손에 들고 있었습니다. 작은 흔들림에도 액체류는 영향을 받으니, 제 소중한 영양쌈밥의 국이 흘러넘치려고 했어요. 국이 흘러넘치면 저는 그 식사를 손님께 제공할 수 없어요. 이미 한식이 부족해 많은 손님께 양해를 구한 상황인데, 전 비즈니스클래스 서비스 책임자로서 그 한식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쌈밥 하나를 못 잃어요. 그래서 제 몸의 중심을 잡기 위해 오른 다리를 뻗었지요. 보폭을 넓혀서 중심을 잡고 싶었어요. 결과는 어찌 됐을까요?
저는 오른 발목 인대파열로 12주를 쉬어야 했습니다. 그 기간에 6주 이상 깁스를 해야만 했어요. 그런데 그날은 정말 작은 흔들림이었어요. 그리고 저는 활동성을 위해 바지 유니폼을 착용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왜 저는 그렇게까지 다쳤을까요?
발목이 90도로 꺾이다
제 생각에는 신발 때문입니다. 저희는 승무원들이 통칭하여 기내화라고 부르는 구두를 신고 업무를 합니다. 기내화는 둥근 코의 굽이 낮은 구두입니다. 개인에 맞게 발볼이 조절되거나, 발을 잡아주거나 하는 기능은 전혀 없지요. 그저 지급품으로 만들어진 딱딱한 가죽으로 된 구두요. 그날도 저는 기내화를 신고 있었고, 몸의 중심을 잡기 위해 오른 다리를 뻗었답니다. 그리고 제 발은, 하필 서비스를 위해 준비해 둔 용품의 작은 바퀴를 밟았고, 그대로 발목이 90도로 꺾였어요.
항공기의 주방에서 일하던 제 후배님은 그 광경을 보고 놀라 소리를 질렀지요. 그 분은 제 발목이 부러졌다고 생각했어요. 그 정도로 발목이 꺾였었나 봅니다. 전 그저 통증만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골절은 아니었고 인대파열이었네요.
네, 저희는 기내화를 신고 일해요. 하늘을 날아가는 항공기의 특성상, 저희의 근무 환경은 진동과 흔들림을 필수적으로 동반하지요. 그런 환경에서 승무원들은 적게는 몇 천 보 많게는 이만 보 이상 열심히 걸어 다니며 안전 업무와 서비스를 함께 수행하고 있어요. 항공기의 난기류는 점점 더 심해져 가는데, 아직 이것에 대한 대책은 없는 상태랍니다. 우리는 그저 낮은 굽의 구두를 신고 열심히 기내에서 일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면 안타깝게도 저처럼 기내 재해로 뜻밖의 큰 부상을 입는 분들이 왕왕 생겨나고 있어요. 혹은 발의 누적된 피로로 인해 발건강을 잃는 분들도 많지요.
저는 그냥 한번 생각해 봅니다. 그날 방콕 비행에서 제가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면? 그 작은 바퀴 때문에 인대가 파열되는 결과를 맞이했을까요? 제 신발이 발과 발목을 잡아주는 운동화였다면 어땠을까요. 저는 정말 인대파열까지 되지는 않았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큰일 날 뻔했다. 다리 삐끗했잖아. 조심해야지'하고 얼음찜질하고 마무리됐을 것 같아요. 제게 발을 제대로 잡아주는 신발만 있었다면요.
▲ 위에서 봐도, 옆에서 봐도 불편해 보이는 현재 승무원들이 신는 기내화
ⓒ 공공운수노조
'승객 비상 탈출', 가장 중요한 우리의 업무를 잘 해내기 위해
승무원들은 참 많이 걷습니다. 기내를 끝없이 오가며 해야 하는 업무니까요. 그래서 다들 만 보 정도는 거뜬해요. 그만큼 다리를, 발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입니다. 그러다 보니 보통 비행 업무가 종료되면, 호텔 방에서 피로를 풀기 위한 개개인의 루틴이 있어요. 근래에는 보라색의 종아리 마사지기를 대부분 사서 비행에 가지고 다니는 것이 추세입니다. 꽤나 무겁고 부피가 크지만 두고 다닐 수는 없어요. 자다가 다리에 쥐가 나거든요. 그러면 이제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지상에서보다 안정성이 떨어지고 근무 강도도 심한데, 왜 항공기 승무원들은 편한 신발을 신을 수 없을까요? 많은 승무원들이 장시간 구두를 신고 일하며 족저근막염, 무지외반증, 하지정맥류와 같은 질환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승무직은 항공법에 의해 관리되는 노동자이기 때문에 한 번에 22시간까지 연속 근무가 가능합니다. 생각해 보세요. 근로기준법상 정해진 1일 노동시간이 8시간인데, 항공업이기 때문에 승무원은 22시간까지 연속 근무가 가능합니다. 그리고 그 시간 내내 구두를 신고 있어야 합니다.
승무원 업무의 최우선 순위는 바로 '승객 비상 탈출'입니다. 그리고 안전 및 보안 업무입니다. 그렇다면 이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승무원들이 편안한 신발을 신을 가치가 충분히 있지 않을까요?
업무강도가 높고, 기내환경이 열악하고, 승무원의 건강권이 지켜져야 하고, 이런 이유들을 다 떠나서라도 저는 업무의 최우선 순위가 '승객 비상 탈출'이기 때문에 승무원이 운동화를 신을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불편한 신발로 인해 근무하다가 다친 승무원이 원활하게 탈출 업무를 지원할 수 있을까요? 작은 흔들림에도 내 안전과 업무에 영향을 미치는 신발을 신고 근무하는 게 맞을까요? 언제까지 항공 승무직 노동자들은 그저 정형화된 기준에 맞춘 차림새를 고수해야만 하는 걸까요. 항공 여행은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정시에 도착하는 것이 최고의 가치입니다. 그렇다면 그 가치를 위해 승무직 노동자들이 편안한 신발을 신는 것은 어떨까요?
흔히 발이 편해야 건강이 보인다고 하죠. 이제는 건강한 승무직 노동자를 위한 한걸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첫걸음으로 승무직 노동자들에게 운동화를 허용해 주세요. 저도 20년간 신어 온 구두 말고 운동화 신고 일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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