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빵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SPC그룹 핵심 계열사인 SPC삼립이 원재료를 제빵계열사에 유통하는 과정에서 별다른 역할 없이 '통행세'를 물리는 등 부당한 내부거래를 해 600억 원대 과징금을 물고 총수와 전직 대표이사 등이 무더기로 고발당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집단 SPC의 부당지원(부당 내부거래) 행위에 대해 과징금 647억 원을 부과하고 총수인 허영인 SPC그룹 회장과 조상호 전 그룹 총괄사장, 황재복 전 파리크라상 대표이사, 부당지원에 참여한 3개 계열사 법인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오늘(29일) 밝혔습니다.
SPC그룹은 파리크라상, SPL, 비알코리아 등 3개 제빵계열사가 밀가루, 달걀, 생크림, 우유 등을 생산하는 8개 생산계열사에서 210개 품목의 원재료·완제품을 공급받는 과정에 역할이 없는 SPC삼립을 끼워 넣어 평균 9%의 이윤을 남기도록 했습니다.
제빵계열사들은 2013년 9월부터 2018년 6월까지 밀다원이 만든 밀가루 2천83억 원어치를 SPC삼립을 통해 구매하면서 5%의 통행세를 물었고, 2015년부터는 에그팜(액상달걀), 그릭슈바인(육가공품), 호남샤니(생크림, 잼, 스낵), 설목장(우유), 에스데어리푸드(유제품), 샌드팜(샌드위치), 호진지리산보천(생수) 등 7개사의 제품에 대해서도 적게는 3%, 많게는 44%까지 통행세를 냈습니다.
SPC그룹은 이 과정에서 제빵 기술을 가진 SPC삼립이 생산계획 수립과 재고관리, 영업, 물류 등에서 중요한 역할이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공정위는 삼립의 역할이 없었고 그룹 차원에서 제빵계열사들의 구매를 지시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밀가루의 경우 2017년 기준 전체 물량의 97%를 밀다원에서 공급받았는데 다른 밀가루에 비해 가격이 높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정위는 허영인 회장이 주관하는 주간경영회의에서 통행세 혐의를 피하고자 삼립의 표면적 역할을 만들고 다른 업체의 밀가루와 단가 비교가 어렵게 판매제품을 차별화하도록 하는 등 회사와 총수가 통행세 거래의 부당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2017년 7월에는 파리바게뜨 가맹점에 납품하는 제품의 통행세 구조가 가맹점주나 공정위에 드러날 것을 우려해 완제품 56품목에 대해서는 통행세 거래를 중단하는 대신 가맹점 공급가는 그대로 유지하기도 했습니다.
공정위는 파리크라상이 이런 통행세 거래구조로 2017년 기준 단위당 740원에 구매할 수 있는 강력분을 779원에, 8천307원에 살 수 있는 액란은 8천899원에 구매하면서 결국 소비자가격이 높게 유지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공정위는 결국 이러한 부당지원이 총수일가의 지배력 유지와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으로 봤습니다.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505484
2년전 기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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