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의 한 식당 '데니스'의 모습, 사진 박준이 기자


"이곳에서 세상을 바꾼 아이디어가 시작될 거라는 걸 누가 알았을까."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의 한 식당. 이 동네의 김밥천국 같은 곳이라는 ‘데니스’ 한 구석 자리에는 이러한 내용이 적힌 동판이 걸려 있었다. 이곳은 엔비디아를 설립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1993년 공동 창업자들과 매일 아침 앉아 커피를 10번씩 리필하며 치열하게 토론했던 자리다. 바로 그해 설립한 엔비디아는 현재 시가총액 2조달러가 넘는 혁신 기업으로 성장했다.
엔비디아가 처음부터 순탄한 길을 걸어온 것은 아니었다. 황 CEO는 1996년 회 조흥저축은행 사 재정이 바닥나면서 직원의 70% 가까이 해고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는 지난해 모교인 스탠퍼드 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학생들에게 "충분한 고통과 고난을 겪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힘들었지만 실패에 아낌없이 도전했을 때 혁신이 탄생한다는 의미였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캘 보금자리론 리포니아주 새너제이의 한 식당 '데니스'에 붙어있는 엔비디아 기념 동판, 사진 박준이 기자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의 한 식당 '데니스'의 모습, 사진 박준이 기자


회생절차지난주 기자가 방문한 실리콘밸리는 여전히 혁신의 물결이 넘쳐흐르는 도시였다. 올해 GTC(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에도 황 CEO의 기조연설을 듣기 위해 1만5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2시간여를 줄을 설 정도로 모여들었다. 수많은 기업이 그의 입에 주목한 건 엔비디아가 제시할 20~30년 후 ‘가지 않은 길’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을 것이다. 과거보다 경기도 소상공인 임팩트가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매년 현장을 찾았던 이들은 올해의 GTC가 마치 ‘AI(인공지능)의 축제’와도 같았다고 말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GTC 2025'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 기조강연을 보기 위해 참가자들이 줄을 서 연체정보공유 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 박준이 기자


GTC 기간 새너제이에서 만난 한국 대기업 책임자들은 ‘시장에 뛰어들기 어렵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AI 모델을 훈련하고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고성능 GPU와 데이터 센터 등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데 국내 대기업들은 도전을 망설이고 있었다. 미국처럼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와 벤처캐피털(VC)의 대규모 투자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으면서 업계에 뛰어들었던 스타트업들은 초기 투자금이 고갈된 후 고전하고 있다. 한 대기업 연구책임자는 계열사 눈치를 봐야 하는 탓에 해외 투자 유치가 어렵다는 불만도 쏟아냈다.
엔비디아가 작은 식당에서 시작해 혁신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과감한 도전과 투자 환경 덕분이었다. 미국에서 본 AI 산업은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반면 한국 대기업들은 여전히 기존 산업에 매몰돼 있다. 한국이 AI 반도체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스타트업보다 상대적으로 투자 여력이 있는 대기업이 나서서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에 과감히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정부가 연구개발(R&D)을 지원하고 기업 간 협업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도 있다. 혁신은 누가 더 과감하게 미래에 투자하고 도전하는가에 달려 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GTC 2025'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박준이 기자


미국(새너제이)=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